최정호의 삶

아래 내용은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안상수・노은유, 안그라픽스, 2014)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성장

1916년 11월 30일, 은행원이었던 아버지의 근무지인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습니다. 본가는 충청북도 추풍령입니다. 공부보다는 글씨 쓰기를 더 잘했습니다. 보통학교 2학년 때에는, 여름 방학 숙제로 해 간 글씨 쓰기를 너무 잘한 나머지 담임 선생님이 부모님이 대신 해 준 것으로 착각해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글씨를 써 보여 오해를 풀었습니다. 1934년, 그의 나이 열아홉. 고등학교 졸업 후 미술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향합니다.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낮에는 인쇄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요도바시 미술학원에 다녔습니다. 한국에서 인쇄소를 운영하기 위해 여러 인쇄소를 다니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순사 월급 12원이던 시절, 식사비를 포함해 40원을 받았으니, 그의 재주가 얼마나 좋았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경험은 아름다운 한글 글자꼴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습니다. 부업으로 일본에 사는 한국인을 위한 ‘선전 글씨’ 문안을 썼는데, 이때 그린 글자는 훗날 한글 활자 원도 생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원도 개발 전

1939년, 일본에서 돌아온 후 대구에 인쇄소 ‘삼협미술사’를 차렸습니다. 인쇄소는 나날이 번창해 서울 중구에 ‘삼협인쇄사’라는 이름의 종합 인쇄소로 확장되었습니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되었고, 전력 공급난으로 결국 인쇄업을 접게 되었습니다. 이후 집에 문자 도안 사무실을 차려 여러 출판사의 책 제호를 그리는 등 글자에 관한 일을 하며 살림을 꾸렸습니다. 왼쪽 이미지는 1962년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차린 ‘최정호활자서체연구소’ 사진입니다. 원도 개발 전의 자료는 6.25전쟁 중 유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도 개발 시작

최정호가 원도를 그리게 된 것은 동아출판사의 사장 김상문을 만나고부터입니다. 1955년, 김상문은 인쇄와 출판업계의 부흥을 위해선 새로운 활자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새 활자 개발은 당시 비용 부담도 크고 결과의 성공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피하던 일이었습니다. 김상문은 최신 인쇄 기술인 납활자 조각기(벤톤 자모 조각기)를 구비하고 이를 위한 원도 제작을 최정호에게 부탁했습니다. 최정호는 원도를 그려본 경험이 없으므로 이를 거절했으나, 그의 재능을 잘 알았던 김상문의 오랜 설득 끝에 그와 함께 서울로 올라가 원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최정호의 원도

동아출판사체 (1957년)

동아출판사의 사장 김상문의 요청으로 최정호는 첫 글꼴 원도를 그리게 됩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원도를 완성했습니다. 이 원도로 『새백과사전』 『세계문학전집』 등이 출간되었습니다.
해당 글꼴은 원도가 남아 있지 않아 인쇄물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삼화인쇄체 (1958년)

동아출판사의 혁신적인 활자 개량 사업은 인쇄, 출판업계에 큰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삼화인쇄소도 뒤이어 최정호에게 원도 개발을 의뢰했습니다.
해당 글꼴은 원도가 남아 있지 않아 인쇄물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모리사와 세명조 (1961)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일본은 1920년대 사진식자기가 상용화되었고, 이후 모리사와와 샤켄이 이 업계를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도입된 사진식자기는 한자 전용이었습니다. 1960년대 초, 모리사와 사진식자기 대리점을 운영하던 장봉선은 삼화인쇄체 원도를 모리사와에 전달했으나, 인쇄 압을 고려해 제작된 납활자 원도는 사진식자용으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가늘어 세명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동아일보제목체 (1970년)

동아일보의 기존 한글 활자는 균형이 조악하고 전근대적인 느낌이 나 기사 제목에는 한자를 쓰거나 직접 제목을 그렸습니다. 활자 개혁의 연장선으로 동아일보에서도 최정호에게 초호(初號) 한글 활자 원도를 의뢰했습니다.
해당 글꼴은 원도가 남아 있지 않아 인쇄물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모리사와 중명조 (1972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새로운 인쇄술인 사진식자 공정을 익히기 위해 최정호는 직접 모리사와에서 글꼴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모리사와분켄을 방문했습니다.일련의 기술을 익힌 후 본문용 글꼴을 위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가로짜기에 적합한 한글 균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모리사와 세고딕 (1972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태고딕 (1972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견출명조 (1972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태명조 (1973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중고딕 (1973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견출고딕 (1973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중환고딕 (1978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모리사와 HA300활자체 (1979년)모리사와 소장, 모리사와코리아 제공

샤켄 중명조 (1969년 이후)노은유 소장, 노은유 제공

모리사와에서 원도 개발을 시작한 시기 즈음, 샤켄에서도 의뢰를 받아 원도를 제작했습니다. 샤켄의 원도의 존재 여부는 알 수 없으며, 기록도 엇갈린 것이 많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샤켄 중명조 글자판의 이미지입니다.

초특태명조 (1981년 이후)안상수 소장, 안상수 제공

모리사와와 샤켄 원도 개발 이후 의뢰를 받아 원도를 그리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정호는 계속해서 새로운 원도를 그렸습니다. 1981년 창간된 잡지 『마당』의 제호 등에서 굵은 부리계열의 제목용 글꼴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특태고딕 (1986년)안상수 소장, 안상수 제공

1982년 홍익대학교에서 한국 처음으로 타이포그래피 강의가 개설되었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는 타이포그래피 강의를 꾸리는 데 최정호에게 도움을 부탁했고, 최정호는 전공 학생들이 한글꼴의 기본을 익힐 수 있는 글자 10개를 그려주었습니다. 이는 1986년 타이포그래피 강의 교재 『글자 디자인』에 실렸습니다.

최정호체 (1988년)

최정호가 그린 마지막 부리 계열 원도입니다. 그는 원도 완성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떴습니다. 안상수는 그의 이름을 딴 글꼴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 원도를 ‘최정호체’로 이름 지었습니다.

최정호와 AG글꼴

AG타이포그라피연구소에서는 최정호 선생의 원도를 살려 더 아름다운 한글꼴을 제작합니다.

AG 최정호체 Std.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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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정호 스크린 Regular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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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정호 스크린 SemiBold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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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정호 스크린 Bold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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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정호 민부리 Std. Regular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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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정호 민부리 Std. Medium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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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정호 민부리 Std. Bold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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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초특태고딕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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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초특태고딕 좁은너비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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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초특태명조 V1.0
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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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기본 원칙부터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가로줄기가 0.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전체의 균형이 깨진다는 사실은 글자의 원리를 터득하지 못하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지도 못하는데 날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최정호, 『꾸밈』 7호 인터뷰 가운데